[특강]“박정희 정권 후반기 영화와 섹스 그리고 국가" 조준형소장(16.05.27)
- 국제한국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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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01
“그렇다면 이러한 ‘섹스영화’의 붐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일까? 물론 성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리비도의 힘, 그것을 표출하고자 하는 사회적 에너지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TV의 등장과 영화산업 자체의 모순으로 불황에 진입하고 있던 한국영화 산업주체들이 생존을 위해 ‘섹스’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 역시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명칭마저도 ‘저속한’ ‘섹스영화’가 어떻게 박정희 정권기의 권위주의가 강화되는 시점에 대량으로 나타날 수 있었던가에 대해서는 보다 특수하고 역사적인 요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서구의 ‘섹스혁명’(sexual revolution)이 한국사회(영화계)에 미친 영향이다.
1960년대 서구의 섹스혁명은 광범위하게는 “일부일처제적 섹슈얼리티로부터의 전환”으로 규정되며, 이는 섹스에 대한 태도와 성적인 행위의 전환, 섹슈얼리티와 성역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1960년대 초 소비문화의 성장과 피임약의 발명과 같은 의학-테크놀로지의 개발로부터 점화되어 섹스의 자유, 낙태 합법화, 게이와 레즈비언 권리에 대한 보장, 포르노그래피와 같은 성적 표현물의 생산 및 수용의 자유 등을 촉진했다. 그러나 서구와 미국에서의 섹스 혁명은 보다 큰 맥락에서의 혁명(소위 68혁명)이나 민권 및 반전운동 등과 연계되었다. 이는 68혁명 당시 프랑스에서 나온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많이 혁명하는 것이다”와 같은 슬로건, 서독에서의 “쾌락, 섹스와 정치는 하나다”라는 유행어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 바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한국영화계에 수용된 이 섹스혁명은 정치적 급진성과 사회개혁적 전망이 거세된, 혁명의 결과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 속하는, 성의 영화적 표현에 국한되었다.“- 조준형,< 박정희 정권 후반기 영화와 섹스 그리고 국가>
<IUC at SKKU 2016 Spring Special Lecture>
“박정희 정권 후반기 영화와 섹스 그리고 국가”
■ 조준형 소장(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사연구소)
시간: 5월 27일 금요일 오후 1시
장소: 성균관대 육백주년기념관 4층 408호
주최: Inter-University Center at SKKU(국제한국학센터),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인문한국(HK)연구소
사회: 황호덕(성균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