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식민지의 민족과 세계: 3.1운동 전후” 권보드래교수(17.07.14)
- 국제한국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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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01
“일본 제국주의가 식민지 조선에 대한 체계적 장악 능력을 획득하지 못했던 1910년대, 역설적으로 ‘무단’과 ‘억압’의 조급증이 제국주의 정책의 기조를 이루면서, 언론과 매체의 공간은 극단적으로 폐색되었고, 조선인이 진출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이 부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조선어 글쓰기의 공간 역시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새로운 지식과 제도에의 접촉을 통해 근대적 욕망은 왕성하게 자라나기 시작했으며, 글쓰기의 영역에 있어 그것은 한편으로 동인지의 예비적 형식이라 할 초보적 출판물의 간행을 통해, 또 한편으로는 일본을 발행지로 한 간행물의 기획에 의해 표현되었다. 동아시아의 ‘同文’으로서 1910년대 총독부의 지지를 획득한 한문의 세계가 문제적인 권위로 지탱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이미 복고로 편향된 것으로서, 새로운 세대는 당연히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표현 매체를 갈망하는 상태였다.”
– 권보드래, <1910년대의 이중어 상황과 문학 언어>,… 한국어문학연구 제54집, 2010.
“3ㆍ1운동은 민족의 독립에 대한 선언이 곧 독립이라는 현실을 불러오리라고 믿은 언어-현실 사이 독특한 관념에 의해 고무되었고, 유토피아적 미래가 임박해 있다는 시간감각과 더불어 발전했으며, 종래의 법률적 대표 대신 자유ㆍ평등ㆍ정의의 개념에 입각한 새로운 대표의 구성이 필요하다는 전 세계적 감각을 공유한 속에서 전개되었다. 이 직접성의 형식이 당시 국제정세와 맺은 관계는 ‘상응(corréspondence)’이라고 불러야 할 종류의 것으로, 위 혹은 외부로부터 받은 수동적 영향과 대별된다. 유럽이 근대의 과잉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 당시, 한국은 근대와 갈등하기 시작한 비근대(unmodern)의 사회로서 유럽에서 경험하고 있던 ‘비결정’의 상황에 공명했다. 비록 제 1차 대전 이후 세계질서 재구성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고 3ㆍ1 운동 당시 민중적 기대의 대부분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과감한 직접성의 형식을 통해 기성 질서에 도전했던 당시의 경험은 지금도 시사하는 바 크다.”
– 권보드래, <미래로의 도약, 3·1 운동 속 직접성의 형식>, 한국학연구 제33집, 2014.<IUC at SKKU 2017 Summer Special Lecture>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국내외전문가 특강
<The Nation and the World in Colony: Korea around the March 1st Movement>
Time: 2017 July 14 Fri. 2pm.
Venue: 90208Room, 2nd(Lobby) Fl. International Hall SKKU
Host: Inter-University Center at SKKU, SKKU AEAS Humanities Korea
Moderator: Lee, Hyeryung(SKKU)
■ Prof. Kwon, Boduerae (Korea University)
<식민지의 민족과 세계: 3.1운동 전후>
시간: 2017년 7월 14일 금요일 오후 2시
장소: 성균관대 국제관 2층(로비) 90208호
주최: Inter-University Center at SKKU(국제한국학센터),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인문한국(HK)연구소
사회: 이혜령(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 권보드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권보드래: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오랫동안 과거의 신문이나 잡지를 뒤적이면서 오늘날 우리의 삶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궁리해왔다. 지은 책으로 《한국근대소설의 기원》(2000), 《연애의 시대》(2003), 《1910년대, 풍문의 시대를 읽다》(2008) 등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 《한국 근대성 연구의 길을 묻다》(2006), 《아프레걸, 사상계를 읽다》(2009), 《1960년을 묻다》(2012) 등이 있다.
* All lectures will be given by academic Korean. No registration required.
* 본 특강은 한국학 연구자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수강료는 따로 없습니다.
*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국내외전문가 초청 교양강좌로 진행됩니다.